저희 분회는 4월4일/5일 양일간 분회 수련회를 갔다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강원도 강릉이었는데 사정상 긴급히 강화도로 변경했습니다. 그 사정이란 분회가 만든 것이 아닌데 내용은 이러합니다.

통상 야유회라 불리는 행사에는 소속 인원 모두(분회원, 비분회원 등 모두)가 참여하게 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비분회원(분회 탈퇴자, 비조합원, 관리자)을 제외한 행사를 계획했습니다. 왜냐면 '쓰레기 경영' 일삼으며 노동자의 삶터인 직장을 허물어뜨리는 자들과 같이 할 수 없다는 점과 분회원의 소중한 갹출로 마련한 기금을 저들과 같이 쓰다니요?

분회 노사협의회(분회장 대 지점장 및 배석자 각1인)을 작년 년말부터 약2개월 진행하다가 끊은 지 2개월인 상황에서 마주 앉는 자리의 특별한 유효함이 없지만, 할 말을 못할 이유가 전혀 없기에 지점장에게 다가갔지요. 그리고 분회 수련회 관련 약2시간의 시간할애가 가능한지와 통상 분회수련회에 지점장이 약간의 지원을 하는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지점장 왈, "제가 부임한 이후 근무시간을 채운 후 지점행사를 해 왔습니다. 요즘들어 회사에서 근무자세확립 등 공문을 통해 강조하는 분위기이고, 2시간이지만 사고라도 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 지원 관련해서는 모두가 함께 하는 행사가 아닌데 지원은 어렵습니다. 지원사례로 든 지점은 형편이 좋은가 봅니다. 우리도 형편이 나아지면 그 때가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曰..曰..

분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시간 관련되는 부분이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지원이 어렵다는 말씀에 대해서도 알겠습니다. 하지만 2006년에 분회비로 지점 행사비용을 감당한 여러 사례가 있는데, 이에 대한 보전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지나치게 비도덕적인 지점운영이었는데 최소한의 보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분회동지 모두에게 대화내용을 알렸습니다. 근무시간을 할애하여 지점야유회를 떠난 것이 작년 가을인데, 그 때 지점장과 지금 지점장이 동일인이다. 근무자세 등 강조 분위기와 사고발생시 책임감당의 문제는 일리가 있지만, 오늘 일이 아니라 십년도 넘은 사실을 전했습니다. 빛바랜 합리성을 내세우며 조금의 부담이라도 뿌리치려는 지점장의 무렴치한 의지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4월4일 오후5시30분 일과를 반듯하게 마친 후에 강화도로 출발했습니다. 도착지 횟집에서 아낌없이 먹어댔습니다. 왜냐면 누구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이 우리 돈을 집행하는 것이니까요. 밤늦도록 회포를 풀며 절반의 올빼미족 출신 용사들을 제외한 곰들은 잠자리로 들었습니다. 열외 한 명 없이 특근수당을 무시하고 분회 수련회에 동참했으니, 10인의 용사의 하루였습니다.

청명한 식목일 아침 숙소 뒷산에 진달래가 퍼져가고 있는 것을 확인한 후 대명포구에서 쭈꾸미와 쏙(가재 닮은 갑각류)를 구입하여 샤브샤브와 찜으로 포식을 하였습니다. 여러 동지들이 즐거워하더군요(해물에 익숙치 않은 동지도 있음). 또 이어지는 전통놀이(고돌이) 등으로 시간이 흘러 어느덧 오후1시가 넘고, 퇴실을 하였습니다.

인근 백사장에서 미니축구게임을 하고, 마무리 회식을 위해 이동하였습니다. 맛에 예민한 몇몇 분회원이 '먹어줘야한다!'는 그 유명한 꽃게탕 집으로~ 역.시. 훌륭했습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출발지로 돌아오니 어느덧 6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유.롭.게. 그리고 제.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즐기며 서로를 확인하는 수련회가 되었답니다. 시골 가서 아낌 없이 퍼주시는 인심에 당황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게 다 돈인데...' 하는 도시사람의 생각에 대해 그 분들의 진정성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저희 분회원의 수련회 전원참가는 따뜻함을 회복하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돈이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축소되는 일터를 향하는 또 하나의 걸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보다는 사람살기 좋은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