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7-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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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부지부
 조회 :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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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 “구로공단은 불법파견 무법천지”…노동부 실태파악·특별감독 촉구
잡담, 말대꾸, 뻣뻣한 태도, 잔업과 특근 불응…. 이 모두가 가차 없는 해고사유다. 그것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통보된다. “휴먼의 ○○○입니다. 낼부터 회사에 출근치 마시고 궁금하신 사항은 저한테 전화주세요.”
▲ 밥줄을 끊는 해고통보도 빠르고 간편한 문자메시지로. “휴먼의 ○○○입니다. 낼부터 회사에 출근치 마시고 궁금하신 사항은 저한테 전화주세요.”
노동시장 유연화의 직접적 피해자인 파견노동자들의 월급은 상여와 연차수당 등을 모두 포함해 72만원 정도. 한 달 70~120시간 잔업을 합해도 100만원을 받기 힘든 상황이다. 아파도 연장근무는 해야 하며 산전산후휴가도 없고, 월차나 생리휴가는 꿈도 꾸지 못한다. ‘무법천지’와 다름없는 행태가 횡행하는 곳은 구로공단, 즉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현재 펼쳐지고 있다.
“잡담을 했다는 이유로 다음날 나오지 말라는 문자메시지가 왔어요. 근거도 없어요. 2~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자르는데(해고) 조장들이 이런저런 사유를 들어 해고통보를 하죠.”(윤아무개씨·36)
“네비게이션 불량 검수가 작업공정 중에 제일 힘든 일이었어요. 하루 일이 끝나면 눈, 머리, 어깨 통증이 너무 심했죠. 그래서 공정을 교체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더니 퇴근 후 ‘조장 지시불이행’이라며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어요.”(김아무개씨·48)
불법파견, 신규채용 여성생산직 70% 추정
30일 오전 10시 서울관악지방노동사무소 앞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내 불법파견 문제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저임금 실현 및 불법파견 근절을 위한 서울남부지역공대위는 회견에서 불법파견 산업단지로 전락한 구로공단의 실상을 폭로하며 ‘기륭전자’와 대표적인 파견업체 2곳에 대해 파견법 위반으로 노동부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금속연맹 조미자 부위원장은 “현대판 인신매매 ‘불법파견’이 구로공단에서 횡행하고 있으며, 여성노동자들은 산전, 월차, 생리휴가도 못 쓰는 상황”이라면서 “작업장 내 잡담 등의 사유로 전근대적 해고 통보가 자행되는 등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고종환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이어 “신규채용 여성생산직의 경우 70%가 불법파견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기륭전자의 경우 여성생산직 노동자 250명 가운데 230여명이 불법파견”이라며 “또 인력공급업체를 통한 파견을 통하지 않고서는 취업도 어려운 실정인데도 노동부는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윤 공대위 대표(민주노총 남부지구협 의장)는 진정서를 접수하면서 “불법파견과 이로 인한 비인간적 대우, 부당해고 등이 심각한 상태인 만큼 노동부가 전면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이후 노동부의 태도에 따라 공대위에서 조사된 최저임금, 불법파견 사업장에 대한 진정과 고소고발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덕기 관악노동사무소 근로감독과장은 “지역내 IT업체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신고건이 아니면 솔직히 파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진정 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하겠고, 하반기에 주요 파견업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대위는 직접적 공정과정에 참여하는 불법파견 노동자를 정규직(직접고용)으로 시정조치하고, 그간 불법적인 차별로 인한 노동자의 손실을 보상하며, 불법파견 사용사업체와 파견사업체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수현 기자 shle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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