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9-1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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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부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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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대의원대회서 87.9% 찬성 징계 결정…“비정규직과 함께 하지 않은 결과”
현대중공업노조(위원장 탁학수)가 결국 금속산업연맹에서 제명됐다.
대기업 노조로는 유례가 없던 128일간의 파업(88~89년)과 최초의 골리앗 농성(90년)을 거치며 민주노총을 잉태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등 ‘한국 노동운동의 최정예 조직’으로까지 불렸던 현중노조의 이름이 일단 민주노총에서 사라지게 됐다.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백순환)은 15일 속리산 레이크힐스관광호텔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현대중공업노조 징계건을 심의한 결과, 지난 3월 제명을 결의한 중앙위 결정을 최종확정했다. 징계안 표결 결과 대의원대회 참가자 264명 가운데 232명이 찬성(87.9%)했다. 이날 대회에 올해 1월부터 의무금을 납부하지 않았던 현중노조 대의원들은 참가하지 않았으며 탁학수 위원장만이 참가해 소명 발표를 했다.
투표결과에 대해 김호규 연맹 사무처장은 “현중노조와 여러 가지 의견차가 있었지만 노동운동의 핵심 의제인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 정규직노조의 태도 문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겠냐”며 “비정규직과 함께 하려는 최소한의 조치를 노조가 방기한 것에 대한 대의원들의 판단이 작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탁 위원장이 소명의견을 발표했지만 ‘유감표명’ 수준에 머물러 이에 대한 대의원들의 반발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맹 규약 규정상 징계처분에 이의가 있을 경우 징계 통보일 14일 이내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으며 재심결정시까지 원심의 효력은 정지하게 돼 있다. 하지만 재심은 대의원대회에서 다루도록 하고 있어 단 기간 안에 대의원대회가 다시 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속산업연맹은 지난 2002년 캐리어사내하청노조와 관련한 문제로 캐리어노조를 제명한 바 있으며 노조의 재심요청에 따라 1년 뒤 징계수위를 권리정지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김호규 사무처장은 “현중노조가 재심을 청구하면 검토해봐야 할 일이겠지만 민주노조운동에 복무하기 위한 의무금 납부, 연맹과 지역본부 사업 적극 결합 등의 선결조치가 있어야 재심청구를 하더라도 원심의 효력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노조는 연맹 대의원대회 결정에 대한 공식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노조 한 관계자는 “제명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위원장 심기가 굉장히 불편한 상태로 위원장이 대의원대회가 열린 속리산에서 내려와 노조 회의를 거친 뒤 공식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산업연맹은 이날 현중노조 제명결의에 앞서 △비정규직철폐 △한일투자협정저지 △산업공동화저지 △노동자건강권쟁취를 주요 목표로 11월3일-12일 파업찬반투표, 11월24일 4시간 경고파업 등의 하반기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김학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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