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8-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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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지하철 노동자들을 어떻게 파멸로 몰아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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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부지부
 조회 :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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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도 하기 전에 달려들어 ‘뭇매’…왜곡된 광고·떠도는 소문 갖고 기사 만들어
지난달 21일부터 시작했던 궤도연대 공투본의 파업은 노사와 노정간의 공방은 물론, 노조-언론의 전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노조에 대한 언론의 공격은 집요했다. 특히 기초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언론의 왜곡보도는 도를 넘어서는 심각한 양상을 보였다. 그동안 지하철노조 파업에 대해 보여준 대표적인 ‘왜곡보도’ 사례를 정리해 보았다.<편집자주>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도시철도노조 파업이 한창이던 7월22일 두 지하철공사가 일제히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는 노조에 첫 번째 타격을 주었다. 이 광고의 주요 내용은 “한달 19일 만 일하다가 이제는 한달 14일을 일하겠다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냐”는 것이었다.
야근 근무자들의 경우 다음날까지 취침시간 2~3시간을 포함해 14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사실을 간과한 광고였다. 실근무시간은 배제한 채 출근일수만 부각시켰던 이 광고는 서울지하철공사 취업규칙도 무시했다. 공사의 취업규칙에는 역무 야간 근무자들의 경우 오후 7시에 업무를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근무한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
왜곡된 광고를 그대로 기사화
그런데도 일부 신문은 이 광고를 그대로 기사화하기도 했다. 7월31일 <경향신문>은 ‘부익부 노조 파업에 비난 봇물’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서울지하철노조 파업이 ‘한달에 19일 일하고 4500만원 받는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 비판을 받았다”며 광고 내용을 기정사실화로 만들었다. <국민일보>도 7월25일자 ‘지하철 파업 무엇을 얻었나’ 사설에서 광고내용을 근거로 노조의 파업이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7월22일자 일간지광고의 또다른 왜곡은 “지하철노조가 이라크파병반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다”는 것이었다. 궤도공투본의 6대 공동요구안과 각 단위노조 요구안을 아무리 뜯어보아도 ‘이라크 파병반대’는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도 <파이낸셜뉴스>는 7월25일자 ‘노동계 하투 사실상 마무리’ 기사에서 “지하철노조가 이라크파병반대 등 정치적 요구를 들고 나와 파업을 했고…이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들과 노조 지도부의 갈등으로 파업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궤도공투본이 파업 돌입 전부터 줄기차게 강조했던 ‘인력충원’ 요구안은 애써 외면하고 ‘임금인상’을 부각시키는 일도 여전했다. <헤럴드경제>는 7월23일자 ‘세상 속으로’라는 데스크 칼럼을 통해 “지하철노조가 동시다발적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역시 관건은 임금인상이다”고 못을 박았다. 대부분 언론이 “지하철공사의 경영난으로 인해 노조의 인력충원 요구안과 휴일을 늘려달라는 요구는 무리”라며 노조를 공격할 때 이 신문은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사실 확인도 않고 ‘떠도는’ 소문 보도
기본적인 숫자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채 보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세계일보> <문화일보> <경향신문>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21일자 보도에서 “도시철도노조 인력충원요구안이 현인원 대비 46%인 3,205명”이라고 일제히 보도해 해당노조 관계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일이 있었다. 당시 노조의 인력충원 요구안은 현인원 대비 34%인 2,252명이었다.
파업이 끝난 뒤 한 공익요원을 자처하는 네티즌이 올린, 이른바 ‘지하철 역무원 먹고 논다’ 글을 <헤럴드경제> <디지털조선> <업코리아>가 7월28일 일제히 인용해 보도한 사건도 지하철 파업과 관련한 대표적인 왜곡보도 사례였다.
장기파업중인 대구지하철노조 파업에 대한 지방언론의 편파 왜곡보도도 서울과 차이가 없었다. 노조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조합원들에게 산개한 뒤 다시 집결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6일 <매일신문> <영남일보> 등은 ‘집단휴가’ ‘느긋한 파업’ 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고 표현했다. ‘산개투쟁’ ‘농성투쟁’ ‘출퇴근 파업’ ‘출근 거부’ 등 다양한 노조의 파업 전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이 노조를 매도한 것이다.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이번 파업 과정에서 기존의 조중동에 비해 경제신문들의 악의적 왜곡보도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며 “사례들을 모두 정리한 뒤 언론중재위 제소, 민형사상고소고발 등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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