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3-2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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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등 핵심쟁점 큰 입장차 난항 예상
근로시간, 정치활동, 산업안전 등도 쟁점
민주노총이 이미 임단협 지침을 발표한 경총과 한국노총에 이어 지난 23일 임단협 지침을 발표함으로써 노사 모두 임단협 대응자세를 갖췄으나 주요쟁점에 대한 입장 차가 워낙 커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출신의 박일수씨 분신사건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핵심쟁점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나, 노사 양쪽의 단협지침을 비교해 볼 때 노사간 입장 차가 다시 한번 확인된다.
양대 노총은 비정규직에 대한 단협효력 확장,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위한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경총은 비정규직 문제가 사용자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라고 지침을 내려 비정규직 문제 해법에 있어 노동계와 큰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연동된 문제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시키라고 밝혀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경총은 민주노총 완성차 4사노조가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사측에 사회공헌기금 조성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명하기도 했다.
탄핵정국에서 노동계가 진보정당 당선을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한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노조와 합의 없는 정치자금 기부금지’를 단협지침으로 제시해 사측의 정치자금을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금속노조도 산별중앙교섭에서 ‘불법정치자금 근절’을 요구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양대 노총은 임금, 노동조건 저하없는 주5일제 조기도입을 추진하는데 반해 경총은 단협개정시 법개정 내용을 반영해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탄력적근로시간제를 도입할 것을 회원사에 권고하는 등 노사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와 관련해 산업안전도 주요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양대노총은 사용자 의무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으나, 경총은 단협에 규정하지 않도록 했다.
이밖에도 손배가압류, 인사경영권 노조참여 문제, 일자리 만들기, 고용안정 등에 대해 노사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사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23일 주요쟁점에 대한 단협지침 외에도 새로운 내용인 ‘통일기여 조항 신설’, ‘사내부패행위 고발자 보호’ 등을 지침으로 내려 관심을 모았다. 민주노총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 조국통일에 기여함을 명시해 통일교육시간 확보, 우리농산물 먹기를 통한 통일쌀 기금마련, 모범조합원 방북경비지원, 북녘노동자 초청 기술교류 등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또 내부고발자 보호조항 요구와 관련해 “노동자들이 기업의 부패상에 대해 내부고발을 자유롭게 할 경우, 분식회계에 따른 비자금 조성과 불투명한 경영은 미연에 방지할 여지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송은정 기자(ssong@labornews.co.kr)
ⓒ매일노동뉴스 2004.03.24 18: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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