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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4-16 08:44
‘공순이, 공돌이, 농사꾼 국회에 들어간 날.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746  
편집 2004.04.15(목) 22:38 
 
‘공순이, 공돌이, 농사꾼 국회에 들어간 날.’


 
■민노당사 감격의 눈물

“진보정치 물꼬 터준 국민에 감사”
지지자들 밤새폭죽 축제열기


 

민주노동당은 홈페이지에서 진보정당의 첫 원내 진출을 이룬 15일을 이렇게 이름 붙였다. 이날 오후 6시 방송3사의 총선 출구조사에서 민주노동당의 첫 원내 진출 전망과 함께 비례대표 지지율이 10%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나자, 서울 여의도 민주노동당사 안팎은 당직자들은 물론 노동자들의 환호와 감격으로 거대한 물결을 이뤘다.

총선상황실에 모여 있던 100여명의 당원과 당직자들은 개표가 진행되면서 지지율이 확인되자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 속에 비례대표인 심상정 단병호 후보 등과 부둥켜 안으며 첫 국회 진출의 기쁨을 탄성과 눈물로 풀어냈다.

오현아(31) 노동실천단 부장은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 눈길을 끌었다. 오 부장은 “1997년 대선에서 국민승리21 권영길 후보가 30만표를 얻는 데 그쳤을 때, 오늘 같은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진보정치 실현의 돌파구를 열게 해준 국민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울먹였다.

오동진 민주노총 정치국장도 “노동조합 운동의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며 “이제 민주노동당은 제도개선 요구 차원을 넘어 스스로 제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한 희망을 내비쳤다.

이날은 오랫동안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을 바라며 민주노동당을 후원해온 지지자들에게도 역사적인 날이었다. 중앙당사 밖에 설치된 200인치 텔레비전 앞에는 수백명의 지지자들이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이라고 쓰인 수건을 흔들며 끝없는 환호를 이어갔다. 단병호 노회찬 후보 등도 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진보정치의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민주노동당의 포부를 밝혔다.

남자친구와 함께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오후 3시부터 당사 앞을 지켰다는 이연화(29·서울 동작구 대방동)씨는 “시민들과 함께 효순이·미선이 촛불집회 현장을 지켜줬던 민주노동당에 반해 그때부터 열혈 지지자가 됐다”며 “지역구에서 2석밖에 얻지 못해 아쉽지만 비례대표를 많이 확보한 만큼 새 정치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광수(39·서울 종로구 혜화동)씨는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을 넘어 제3당으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며 “국회 밖에서만 들을 수 있던 노동자들의 함성이 의사당 안에서 힘차게 울려퍼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당사 앞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밤이 깊도록 폭죽을 떠뜨리고 민주노동당 당가를 부르며 춤을 추는 등 축제의 열기를 이어갔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