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7-0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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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부지부
 조회 :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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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 만세!”
현대차노조 산별전환 개표 현장을 가다
“전체 유권자 43,758명 중 39,966명이 투표에 참여해 71.5%인 28,590명의 찬성으로 현대차노조가 금속노조로의 조직전환을 가결했습니다. 땅!땅!땅!”
박유기 현대차노조 위원장이 30일 오후 5시, 현대차 울산공장에 위치한 노조 사무실 앞에서 산별전환 가결을 선포하자, 환호와 함께 ‘현대차노조 만세’ 연호가 잇따랐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30일 산별전환 개표 결과를 취재하기 위해 찾은 현대차노조 사무실은 그야말로 ‘빨간조끼’로 가득했다. 2006년 임금투쟁을 진행중인 현대차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분파업을 벌였는데, 대·소위원들이 각 공장 사업부별로 보고대회를 마치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달려온 것이다.
▲ 개표를 마치고 나오는 현대차노조 중앙선관위원들. ⓒ 매일노동뉴스 정기훈 객원사진기자
‘4만3천 조합원의 쾌거’
개표가 절반쯤 진행되고 저조한 찬성율을 우려했던 각 본부의 결과가 73% 찬성으로 나오자 간부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아니 입이 귀에 걸렸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서보연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피가 말랐다"며 "박유기 위원장 당선됐을 때보다도 더 좋다”며 기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그는 “정몽구 회장 석방과, 언론의 공격 등으로 혹여 부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면서 “4만3천 조합원이 부화뇌동 하지 않고 큰일을 해냈다”고 감격했다.
오후 1시 점심식사 이후 울산공장의 본조 투표함이 열리자 또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개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조 사무실을 찾은 기자들도, 노조 간부들의 눈과 귀도 모두 개표가 진행중인 노조 대회의실로 향했다. ‘울산공장 찬성율이 예상보다 낮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순간 간부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때까지만 해도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부결될 수도 있다’며 나직한 목소리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6개월 동안, 4만3천 조합원들과 금속연맹 소속 노조 조합원들을 만나며 ‘산별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그였다. 일부에서 ‘집행부 신임투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 집행부에게 있어 산별노조 전환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도 잠시, 대우차노조, 기아차노조의 산별전환 낭보와 함께 현대차노조까지 산별전환이 확정됐다. 19년 기업별노조의 역사를 뒤로 한 현대차노조의 산별노조 전환 소식을 기자들이 잇달아 보도하고 간부들은 쇄도하는 ‘축하’ 전화에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 매일노동뉴스 정기훈 객원사진기자
“눈물이 납니다”
한 노조간부는 산별전환 가결에 대한 느낌을 “눈물이 납니다”라는 짤막한 말로 복기했다.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지난 6개월, 3년전 부결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꿈처럼 느껴질 뿐이다.
개표가 모두 완료되고, 기자회견까지 마친 간부들은 삼삼오오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기자에게 걸려온 전화통화. “화봉동이거든요, 술 한잔 하러 오이소.”
30여평 남짓한 작은 술집이 산별전환을 축하하는 이들로 들썩였다. 현대차노조 간부들뿐 아니라 금속노조 세종공업지회 등 금속노조의 부품사 간부들을 비롯해, 현대차노조 위원장 출신인 김광식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위원장 등 민주노동당 관계자들도 이 자리를 찾아 현대차노조의 산별전환을 함께 기뻐했다.
특히, 정창윤 전 위원장은 “지난해 울산건설플랜트노조 투쟁 등 지역 노동계의 현안에 현대차노조가 적극적으로 결합하지 못하는 걸 보면서 기업별노조의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 사실 절망했다”면서 “20년간 갇혀 있던 기업별노조의 틀을 깨고 박유기 노조위원장과 4만3천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이 산별노조의 첫발을 뗀 것”이라며 현대차노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짧은말 한마디지만 오고가는 술잔마다 새역사를 시작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넘쳤다. 이날, 이들이 축제를 즐길 자격은 충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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