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3-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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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13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고 박일수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정부에 비정규 노동자들의 차별과 노동탄압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은 바로 다음날 개최된 노동자대회였지만 전국에서 3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고 박일수씨의 분신사망 사태를 해결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또한 고 박일수씨가 ‘하청노동자들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분신사망한지 한 달을 맞아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의장 홍영교)는 본대회에 앞서 오후 3시께부터 비정규 노동자 500여명이 참가한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를 사전행사로 열기도 했다.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최근 노동자들이 잇따라 분신자살하는 등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은 현 정권이 집권초기 약속했던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부당노동행위, 중대재해 근절 등 개혁적 노동정책을 포기한 데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강기갑 전국농민회 부의장은 “오늘 전농에서는 분신대책위에 쌀 다섯 가마니를 투쟁물품으로 전달했다”며 “노동자 동생들과 농민 형님들이 힘을 합쳐 썩은 정치와 자본의 탄압에 대항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지난해 10월 비정규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 사망했던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 고 이용석 본부장의 형 이병우씨의 발언. 이씨는 “용석이와 고 박일수 열사가 같이 죽어야 했던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는 이상 두 분의 뜻을 이어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또한 울산지역노동자문화패는 고 박일수씨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연극으로 재연,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본대회가 끝난 뒤 참가한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 정문까지 간선도로를 따라 2km 정도를 행진했다. 민주노총은 조속한 시일에 현대중공업이 가시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날 노동자대회에 이어 오는 27일 수도권과 영?호남 결의대회에 이어 4월10일 2차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1일 현대중공업 직원 6천여명은 “박일수 분신대책위의 폭력집회에 맞서 일터를 지키겠다”며 ‘현중사랑 자원봉사단’ 발대식을 가졌다. 경찰은 노동자대회에서 이들과 대회 참가자들이 충돌할 것을 우려, 28개 중대 3,5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으나 우려했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김경란 기자(eggs95@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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