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11-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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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부지부
 조회 :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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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산별 지부조직체계 여전히 ‘뜨거운 감자’
끝나지 않은 ‘끝장토론’…오는 10일 ‘단일안’ 마련 위해 마지막 회의
2006년 11월23일 민주노총 내 최대산별노조의 탄생을 앞두고 노사정 모두의 시선이 쏠려 있다. 14만 금속노조가 2007년 어떤 모습으로 운영될지, 무엇을 요구로 내걸고 투쟁에 나설지에 대해서 말이다.
지난 6월말 완성차 3사의 산별노조 전환을 시작으로 금속산업연맹 내 소속 기업별노조들이 대부분 산별전환을 마친 뒤, 금속연맹은 지난 7월부터 14만 금속노조의 상을 그리기 위해 ‘금속산별완성 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금속산별준비위)를 구성하고 최근까지 규약 및 교섭, 재정과 교육·훈련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10월31일부터 1일까지 진행되는 금속산별준비위 8차회의에서 조직체계 등 그동안 쟁점이 됐던 논의들에 대해 ‘끝장토론’을 벌여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31일 오후2시부터 1일 오전까지 이어진 장시간 회의에서 한시적 기업지부의 인정과 지역지부로의 재편 등 조직체계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0일 회의를 통해 최종 단일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무엇이 쟁점인가
금속연맹은 지난해 6월 연맹 중집위원, 금속노조 중집위원, 미전환노조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금속산별완성위원회’를 구성해 산별완성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12월27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산별노조 전환을 결의했다. ‘산별’ 논의가 시작될 당시부터 금속연맹 내에서는 한시적 기업지부를 둔 금속노조를 인정할지 등에 대한 조직체계 문제가 쟁점으로 불거졌다.
그러나 당시 이러한 논의들은 올해 6월 산별노조 동시총회 전까지 모두 수면 밑에서만 진행됐다. 자칫 논쟁으로 불거질 경우 산별전환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따라서 ‘14만 금속노조의 상’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금속산별완성 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가 구성된 8월부터다. 그리고 11월 현재 금속산별완성 대의원대회를 채 2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지금까지 ‘조직체계’ 문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조직체계의 쟁점을 간단히 정리하면 한시적 기업지부의 인정 여부이다. 금속산별대대 준비위에 제출된 한시적 기업지부는 “2009년 9월까지 한시적으로 인정하되 3개 광역시도에 걸쳐 있고 조합원 3천명(혹은 5천명) 이상의 기업단위로 설치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자료사진=매일노동뉴스 정기훈 사진기자
한시적 기업지부 대세, 3년 뒤 해소방법은?
현대차노조를 예를 들면, 아산, 전주본부를 비롯해 판매, 정비본부 조합원들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고 이들을 지역지부로 재편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및 교섭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3년 후 지역지부 재편을 위해 과도기적 단계를 둘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한시적 기업지부 인정’과 관련해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지점은 한시적 기업지부를 인정할 경우 기업별노조가 해소되기보다는 오히려 고착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 금속노조에서 기업별지부로 인정받고 있는 만도지부를 예로 들더라도 5년여의 기간에도 여전히 기업별지부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산별노조의 원칙을 훼손하기 때문에 이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반면, 한시적 기업지부를 인정하더라도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말이다.
금속산별대대 준비위에서는 이를 위해 기업지부는 해당 지역지부 운영위원회에 참여해 지역지부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재정과 사업을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대안 제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시적 기업지부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단, 앞서 말했듯이 이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
광역본부 “기업-지역지부 연대사업 강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바로 ‘광역본부’안이다. 광역본부는 3년간 기업지부 해소시점까지 수도권, 충청, 전라 등 6개 권역별로 광역본부로 나누고 광역본부가 지역지부와 기업지부를 함께 관할하자는 제안이다. 광역본부를 제안한 두원정공노조 한 관계자는 “현대차노조는 울산공장에만 2만여명의 조합원들이 포함돼 있는데 아무리 지역지부와 함께 지역연대사업을 펼치더라도 5천여명 규모의 지역지부가 현대차노조 울산공장을 관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권역별 광역본부가 지역지부와 기업지부를 묶어 연대사업을 만들어내고 기업별 관행을 해소토록 하자는 것.
하지만 이같은 광역본부안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금속노조 조직은 본조-지부-지회로 체계화되어 있는데 광역본부안은 중앙으로의 집중을 사실상 6개 권역으로 나누자는 말이어서 내부의 의사소통 및 조직체계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밖에도 조직체계와 관련해 제출된 안은 ‘업종본부’를 구성하자는 안이 제출돼 있다. 대우차노조 및 현대제철노조 등에서 제안한 이 안은 금속노조 본조가 갖고 있는 교섭권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시작된다.
업종본부 “조직-교섭체계 함께 가자”
금속노조의 현 교섭체계는 중앙교섭-지부 집단교섭-지회 보충교섭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앙교섭에서는 비정규직, 해외시장 등 사회적 의제를 중심으로 지부 집단교섭에서는 단위사업장의 단체협약들을 공동으로 묶어내는 논의들을 하고 있으며 지회 보충교섭에서는 사업장단위의 임금인상 등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종본부를 주장하는 이들은 “산별노조 체계에서 일산분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업종간 공동의 이해와 요구를 묶어 교섭을 진행할 때 힘이 집중될 수 있다”면서 “자동차본부, 조선본부, 철강본부 등으로 조직체계를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금속노조의 힘을 결집시킬 수 있는 것은 중앙교섭임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한 교섭체계를 조직체계와 동일하게 가져가자는 주장이다.
반면, 이러한 주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하는 사람들은 “자동차만 8만으로 금속노조 14만 중 절반이 넘기 때문에 중앙교섭에 힘이 실릴 수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현재 업종본부에 대한 논의는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교섭에 대한 논의와 맞물리면서 특성별 교섭 등 다양한 방법으로 논의가 계속되고 있어 사실상 주된 쟁점으로는 제기되지 않고 있다.
조직체계 ‘단일안’ 만들 수 있을까
금속산별준비위는 이같은 쟁점들을 하나로 모아내기 위해 그동안 공청회 등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했다. 지역별로, 혹은 사업장별로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그동안 논의됐던 쟁점들을 다시 한번 고민하는 수준에 그쳤다. 결국 현재 논의된 사항들을 가지고 오는 10일 예정된 금속산별준비위 9차 회의에서 다시 한번 ‘끝장토론’을 벌여야 하는데 ‘단일안’을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금속연맹 내 의견그룹을 비롯해 현장조직들에서 그간의 산별논의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10일 예정된 회의에서 단일안을 모아낸다고 하더라도 23일 산별완성위 대의원대회에서 또 다른 의견이 제출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금속연맹 관계자는 “한시적 기업지부 인정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쟁점으로 대두되면서, 차라리 지역지부로만 편제하자는 입장도 있다”면서 “가능한 준비위에서는 단일안으로 입장을 모아내겠지만, 금속산별완성 대대에서 수정안을 받아 대의원들에게 찬반을 물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직체계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2007년 교섭 및 사업의 방향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금속산별준비위는 금속산별완성 대대가 끝나고 금속연맹과 금속노조의 정책실 등을 통해 안을 마련, 산별완성기 임원선거가 끝나고 내년 2월 임시대대에서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지난 1일 금속연맹 자유게시판에는 ‘현장중심의 금속노조 완성을 위한 준비모임’이라는 명의로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산별전환 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산별전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금속노조 완성의 상과 경로를 분명하고 충분하게 조합원들에게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또 금속노조 완성을 위한 논의가 현장조합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조건에서 상층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즉, 산별전환 투표를 실시하면서 산별전환은 금속노조로 가입하는 것이라는 성격규정과 금속노조 완성은 지난 5년의 금속노조의 성과를 계승하는 토대 위에서 진행해 나간다는 중심 방향을 대중적으로 명확하게 하지 못하면서 논의 과정에서 혼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제 20일 앞으로 다가온 14만 금속노조의 출범. 그렇다고 모든 논의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 다만, 금속연맹이 산별전환을 결의할 당시 내세웠던 산별노조의 원칙, 조직된 노동자를 어떻게 더 크게 단결하게 하고 비정규·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 기초를 어떻게 마련해 가야 할지에 대한 관점을 되새길 필요성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되새겨 볼 필요성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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