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정리해고 철회, 해고 희생자 대책을 촉구하는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민주노총이 금속노조, 쌍용차·한진중공업·대우자판 등 정리해고 사업장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정리해고 철회, 해고희생자 대책을 촉구하며 공동투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 해고희생자 대책을 촉구하며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가졌다. 민주노총 등은 이날 회견과 집회에서 국회 청문회 실시를 촉구하고, 희생자 추모기간 투쟁계획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오늘(8일)부터 오는 3월25일까지를 ‘정리해고 철회 및 희생자 추모 실천기간’으로 설정하고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요구는 △정리해고 철회·관련 법 재개정 △노사합의 이행, 해고자 복직, 손배 가압류 철회 △구조조정 중단, 노동자 생존권 보장 △정부가 직접 나서 문제 해결 △정부 또는 국회 차원 진상조사단 구성, 청문회 소집 등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산하 투쟁사업장들은 이를 위해 오늘(8일) 한나라당사 앞 기자회견과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매일 저녁 7시 보신각 앞 촛불문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투쟁을 전개한다. 정리해고 노동자와 희생자 유가족을 위한 문화예술사업, 정리해고 증언대회, 정리해고 대책마련 토론회, 정리해고 3사 공동상경투쟁, ‘정리해고 철회·희생자 추모 범국민대회 및 위령제’ 등이 이 기간 내 마련될 계획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회견 여는 말을 통해 “쌍용차, 한진중공업, 대우자판의 공통점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다 어렵게 합의한 것을 회사가 지키지 않고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민생’을 표방하며 국회가 개원했지만 한나라당은 이들 문제를 논의하자는 노동계와 야당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민주노총은 오늘부터 3월25일까지 집중투쟁을 벌여 더 이상의 노동자 죽음을 막고 노사합의를 이행토록 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대우자판,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를 설명하고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청문회를 통해 밝혀보자고 해도 저들은 외면하고 있다”면서 “세 사업장을 중심으로 오는 3월25일까지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 8일 오전 기자회견이 끝나고 한나라 당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왼쪽부터)과 쌍용자동차 황인석 지부장,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이 몸짓 공연을 따라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쌍용차는 기술유출과 기획파산에 이어 정리해고를 강행,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노조는 해고자·무급휴직자 원직복직과 기술유출책임자 처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교섭주체로 인정해 졸속매각 저지를 통한 회사 정상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교섭을 해태하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고 있다. 쌍용차에서 일하다 정리해고 사태로 쫓겨난 노동자들과 그 가족 14명이 지금까지 목숨을 잃었다.

대우자동차판매 노동자들도 경영파탄에 따른 분할매각과 정리해고 사태로 있다. 단협해지, 노조탄압 등 대표적 악덕사업장인 대우자판은 방만한 경영과 건설부문 무리한 투자로 위크아웃에 들어간 후 모든 파탄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려 노동조합 조합원 전원을 비롯한 절반 이상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했다. 현재 대우자판 조합원들은 고용보장 없는 분할매각 반대,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부평 본사를 점거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역시 구조조정을 위한 인력감축으로 400명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협박으로 현재 230명이 희망퇴직과 정년퇴직을 했으며 170명이 정리해고됐다. 그 과정에서 한진중공업은 단협 16개 개악과 무파업선언을 요구하는 등 노조말살을 획책했다.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 합의서(2010.2.26)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20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1월6일부터, 채길용 지회장과 문철상 지부장은 2월14일부터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노동자들이 지은 죄가 있다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평생을 바쳐 향토기업을 발전시키려 일만 한 죄, 쌍용차 먹튀자본을 막지 못한 죄, 대우자판 부실경영을 일삼은 경영진의 책임을 추궁하지 못한 죄”라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정리해고 철회 및 희생자 추모 실천주간’을 선포하며 노동자 생존을 외면하는 한나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하고 “이명박 정부가 직접 나서서 대량해고와 해고 희생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한나라당은 노동현안에 대해 국회 청문회 실시와 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할 것 ▲이명박 정부는 직접 나서 노동자 해고문제를 즉각 해결할 것 ▲쌍용차·한진중공업·대우자동차판매 회사는 노사합의 이행, 해고자 복직, 정리해고 철회를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 8일 오전 기자회견이 끝나고 한나라 당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익기자

▲ '차라리 죽여라!'가 적힌 마스크를 쓴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이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명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