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기아차 공장서 2차 중앙위...이석행 위원장도 참석
민주노총 역사상 처음으로 27일 단위사업장인 소하리 기아자동차 현장에서 중앙위 회의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위원장 이석행)이 27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 공장에서 2008년 제 2차 중앙위원회를 열었다. 이들은 상반기 촛불 정국과 민주노총 투쟁에 대한 중간평가를 하고, 하반기에는 반이명박 반독재 투쟁을 위해 큰 틀에서 시민사회 단체들과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한 달여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중앙위원회를 진행했다.
이 위원장은 여는 말에서 "(수배생활이)30년같은 한 달이었다. 한 달 동안 많은 동지들을 만나면서 우리 동지들 모두가 (이 정권에 대한)울분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고, 어떤 경우에도 이명박 정권 앞에 물러설 수 없다는 결의를 다지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8월 15일 (촛불집회를 보면서)우리 동지들 얼굴에 색소총을 그대로 쏴 갈기는 독재정권 앞에서 힘 한번 쓰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며 한없이 답답하고 힘들었다"며 "이 땅의 경제를 살렸던 노동자들에 대한 고민은 온데간데 없고 재벌만, 자본만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독재정권 앞에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비통해서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민주노총 중앙위원들은 이 날 회의에서 "2008년 촛불항쟁으로 (민주노총이) 운동에 자신감을 얻었고 시민단체 등과의 연대전선이 강화됐다"고 자체평가했다. 또한 "부분별로 싸우는 투쟁은 상반기로 끝내고, 하반기에는 시민사회 전체가 투쟁 전선을 쳐야 한다"며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대책회의, 정당들, 개인들이 다 힘을 합쳐 반 이명박 투쟁에 함께하고 하나의 전선을 치자는 것이 하반기의 방향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날 중앙위원회를 통해 △언론장악 음모 분쇄 투쟁 전면화로 민주주의 전선 확대 △공공부문 시장화, 사유화 저지 △신자유주의 말살 법제도개악 저지 및 민주노총 요구안 쟁취 △한미FTA 국회비준 저지 △10말~11월초 민주노총 총력투쟁 위력적 성사 △대규모 이명박 심판 국민촛불 재점화 등을 하반기 민주노총 투쟁 목표로 정했다.
민주노총은 이를 위해 하반기를 3단계로 나눠 10월초까지는 반이명박 투쟁전선 확대를 위해 당면투쟁을 중심으로 대중적 운동을 확대하고, 10월 중순에서 11월 초까지를 민주노총 총력투쟁 기간으로 삼아, 연말에는 대중정치투쟁에 집중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중앙위원회는 "조중동 절독.경향신문 희망릴레이 운동, 광우병쇠고기 불매운동, 비정규 투쟁 대중화 등 80만 조합원이 '하반기 3대 대중운동'을 전개하자"는 사업계획도 통과시켰다.
한편 경찰은 이날 6개 경찰 중대를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 주변에 배치하고, 기아차 공장 근처를 지나가는 차들을 불심검문 하기도 했다. 이에 마을버스 등 주위를 운행하는 대중교통이 정체돼 시민들의 불만도 있었다.
중앙위 진행 도중 이석행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했다는 내용이 중앙위원회가 진행되는 중 언론에 보도되자 중앙위는 "언론 보도 후 경력의 이동이 감지되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 속개를 잠시 연기한다"고 밝혔다. 저녁 식사 후 1시간 반여만에 속개된 회의에서는 이석행 위원장 대신 전병덕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임시위원장을 맡아 기타 안건을 처리했다.
"반독재.반 이명박 투쟁, 사회각계가 다같이 해야 한다"
-어떻게 지내셨나.
잘 지냈다. 밖에서 같이 싸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수배생활동안 다르게 힘들었던 건 없다. 우리 조합원들 중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났고, 많은 얘기 했다.
-지금 기분은?
설레고 행복하고 가슴이 뛴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사람들이 많다.
-자진 출두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자진 출두는 없다. 그런 얘기가 나오기도 하는 것 같은데 내 발로 걸어가는 일은 없을거다. 끝까지 싸울거다.
-어제 국보법 위반으로 7명이 체포됐는데?
이명박 정부가 미친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밖에 볼 수가 없다. 지금까지는 북한과 관련된 내용으로 국보법으로 잡았는데 전혀 아닌 문제로 국보법 위반 체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공안탄압이 시작된거다. 얼마 전에 한상렬 목사님도 연행되고 그랬는데 그런 분들 잡아가는게 말이되나. 공안탄압 본격화 되는거다.
-상반기 '촛불'같은 대중운동 분위기가 다시 올거라고 생각하나
반드시 올거다. 그보다 더 크게 올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겨울에 가스값, 전기값 30%, 50%씩 오르면 누가 살 수 있겠는가.
-민주노총 하반기 계획은?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을 반 독재 반 이명박 투쟁으로 크게 잡고 있다. 이건 민주노총만 나선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회 각계가 다같이 해야한다. 대책회의, 정당, 개인 등 다양한 단위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민주노총에게 가장 의지되는 단위는 어딘지?
누구 하나에 기대거나 의지할 일이 아니다. '함께' 싸우는거다. 공공부문을 지키는 것 자체가 물가폭등을 막는거다. 언론을 지키는 것 자체가 20년동안 투쟁해왔던 것의 일부를 지키는거다. 인천공항 민영화되서 넘어가면 결국 그 부담이 다 국민들에게 돌아가는거다. 국민 세금을 갖고 만들어서 국부유출 하겠다는거다. 하반기에는 모두 같이 투쟁해야 한다. 각 자리에서 서로 제안하고 할 수 있는 것은 연대하면서 민주노총도 크게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이기기) 어려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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