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충격의 바이백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대지진에 휩싸일 노동자 생존
= 현대자본 ‘국내부품업체 파멸시나리오’ 제작·감독 =
= 부품사-비정규-정규직 연대로 분열전략 막아야 =
2010년 세계 5위의 자동차 왕국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야심이다. 그 때 과연 현재 자동차 부품노동자들이 계속 고용돼 있을까?
상신브레이크 김시운 지회장은 “이미 같은 부품을 만드는 국내 사외 계열사와 중국 공장 ‘바이백’까지 합치면 우리 공장이 아예 없어질지 모른다”고 말한다. 브레이크 공장 중 ‘대화브레이크’는 무분규 선언을 했고 나머지 경쟁업체는 노조가 없거나 한국노총 산하에 있다.따라서 김 지회장은 “대덕사 투쟁이 남 같은 문제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현대모비스 다음으로 큰 부품업체이자 기술력이 있다는 만도 역시 국내 다른 부품사와 이중 개발 때문에 지난해에 납품을 빼앗긴 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자본의 부품업체 재편 시나리오가 본격화되고 ‘바이백’이 불거지면서 부품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쓰나미’에 휩싸일 직전이다.
부품사 노조에 대한 현대차 자본의 폭력이 가장 극명한 사례는 대덕사다. 지난해 파업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을 19시간이나 세웠던 금속노조 대덕사지회는 원청회사가 1년 넘게 작업해 오다가 결국 폐업됐다.
부품업체 재편은 치열한 경쟁과 현대·기아차 자본의 확장경영과 맞물려 있다.
한일자유무역협정(FTA)의 선발주자인 일본자동차보다 앞선 경쟁력을 지녀야 할 필요성과 한국자동차를 집요하게 뒤따라오는 후발주자 중국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바로 그것이다.
기술력이 앞선 일본차에 맞서 현대모비스로 필요한 부품사를 흡수해 ‘무노조’ ‘비정규직만 채용’하는 회사를 건설했다면, 중국의 저가 가격경쟁력에는 ‘바이백’과 ‘단가인하’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품사가 설자리를 잃는다면, 부품사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앉을 판이다.
금속산업연맹,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 중 중국에 진출한 곳은 총 17곳으로 금속노조 산하 만도, 위니아만도, 상신브레이크, 세종공업, 한일이화 등과, 연맹사업장은 아폴로, 위아 등이 있다. 결국 현대차 자본은 부품노동자들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공장이 아예 없어질 판
2010년 세계 5위의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차 자본은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 생산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2003년 자국내 생산기준으로 250만여대 생산(세계 5위)를 차지. 그러나 2010년까지 국내 생산대수는 50만대가 증가하지만 해외 생산(5개 생산기지)은 2006년 기준 대략 109만대에서 200만대로 거의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공동화 문제가 이제 시간문제가 됐다. 그리고 세계 생산기지 확산은 ‘무노조’와 ‘저임금’ 정책이 같이 가고 있다.
지난 3월 베이징현대기차 노재만 법인장(부사장)은 중국을 방문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에게 현대차의 국내 소형차 공장은 12∼13%, 대형차 공장은 7∼8% 정도지만 “베이징현대기차의 전체 매출액에서 노무비 비중이 불과 1.6%에 불과”하다며 자랑했다. 전 현대차 아산공장장이기도 했던 노재만은 “노조문제가 없으니 머리가 가쁜하다”면서 “앞으로 국내에서 공장을 증설할 계획은 더 이상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현대차노조는 지난 2003년 단체협약에서 해외 현지공장에 관해 체결한 사항이 있다. 그 내용인즉 “국내 공장의 생산물을 2003년 수준으로 유지”하며 “국내 당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 및 부품(엔진, 변속기)은 해외 현지 공장 또는 합작사로부터 역수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그러나 회사는 당장 ‘바이백’ 문제로 단협 사항을 어기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정규직 노동자 고용은 ‘해외공장 증설 확대’ 방안으로 위협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부품업체 노동자들을, 장기적으로 정규직 원청노동자들을 겨냥한 구조조정 사냥을 위해 현대·기아차 자본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완성차노동자는 안전한가
국내 공장 노동자들을 분열하는 고전 방식은 여전하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단협 협상을 앞두고 “노조측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면 도급제 확대하는 경영방침을 내세워 타협을 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원칙을 내세웠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정규직노동자와 단호하게 선을 긋고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정규직노동자들은 혹시 비정규직으로 전락할라 해고당할라 날로 늘어가는 과로사, 직무스트레스, 교대제 폐해로 숨통이 꽉꽉 막히지만 참고 일한다. 현대차 자본이 부품사노동자, 비정규노동자 하나하나씩 쳐내면서 결국 목을 겨눌 대상은 정규직노동자임은 자명한 사실. 이제 자본이 쳐놓은 분열의 그물망을 부품사, 비정규,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찢어버리지 않는 한 해결할 돌파구는 없어 보인다. 노동자 연대의 그물망에 오히려 현대·기아자본이 꼼짝달싹 못 하게 해야 할 절호의 기회로 이용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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