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노무담당 이사 최노무씨. 요즘 그는 진짜 살맛난다.
1조 천억을 투자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주가가 연일 치솟았다. 증권사들은 앞으로도 20% 이상 오를 거라고 난리다. 차가 잘 안팔리는데도 스톡옵션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5천을 벌었다.
신문을 보는 일도 즐겁다. 정몽구 회장님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2010년이면 당진공장에서 자동차에 쓰일 쇳물이 연간 700만톤씩 흘러나온다. 글로벌 빅5.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온 언론을 떡칠하는 노조간부의 비리는 굴러들어온 떡이다.
“떡고물을 조금 떼줬을 뿐인데 효과가 이렇게 클 줄이야…”
지난 2년은 죽을 맛이었다. 2년 전 6월 현대차노조가 하마터면 금속노조로 갈 뻔했다. 죽기살기로 막았는데도 조합원 2/3에 가까운 62%가 찬성표를 던져 그는 옷을 벗어야 할 판이었다. 작년 울산과 아산, 전주공장에서 만명이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일도 그를 불안에 떨게 했다. “노동부를 구워삶지 못하고 뭐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올 초 바이백이 새나갔을 때도 식겁했지만 주요 신문과 방송이 철저하게 외면해 겨우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글로벌 빅5를 위해 그에게 떨어진 특명은 노동조합 무력화, 좋은 말로 노사화합이다.
우선 눈엣가시인 금속노조를 조지는 게 순서다.
현대차보다 먼저 주5일근무를 하고 산별교섭으로 대기업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나쁜 ×들. 케피코나 INI스틸처럼 금속노조에 들어간 곳은 “무슨 일이 있어도 중앙교섭은 안된다”고 틀어막고, 부품사에 압력을 넣어 사용자단체 구성을 훼방한 다음 “금속노조 가봐야 별거 없다”는 여론으로 산별전환을 영원히 막는다는 전략. 캬~ 기똥차다.
다음은 부품사 조지기다.
‘게기는’ 부품사를 길들이는 건 사실 누워서 떡먹기다. 바이백으로 숨통을 틀어막고, 대덕사처럼 까불면 죽는다는 걸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납품단가 후려치기(CR)로 조지면 되는 것이다. 쓸만한 놈들은 모비스가 잡아먹으면 되고.
마지막은 비정규직.
불법파견은 최대한 버티면서 국회에서 정부법안이 통과되길 기다린다. 현장에서는 정규직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면서 정규직 비정규직 노조의 갈등을 유발하면 된다. 막판에 일부를 정규직화하고 나머지를 합법도급으로 바꾸면 까불고 있는 비정규직 노조도 단박에 깨지지 않을까?
그런데 어째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가 않다.
아산에서 처음 만들어진 비정규직 노조가 모든 공장으로 번져나갔고 기아도 곧 생길 판이다. 비정규직 때문에 라인이 멈추는 일도 잦아졌다. 갈라놓으려고 했던 정규직은 연대회의인지 뭔지를 만들어 덤벼들고 있다. 금새 끝날 줄 알았던 대덕사를 여지껏 물고늘어지더니 다른 부품사까지 파업에 가세했다.
금속노조는 한보철강에 수천명을 몰고가 연대를 과시한다. 6월에는 노조간부들이 떼거지로 양재동에 몰려와 난장을 친다고 하고 금속노조는 총파업을 벌이고 수만명이 모인다고 난리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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