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노조, 평화적 해결 요구하며 삼보일배
한양대의료원 신용우 조합원 - 안구 손상
한양대의료원 이미경 조합원 - 안면 가격으로 앞니가 부러짐
서울아산병원 김태형 조합원 - 집단구타 당해 병원으로 후송
보훈병원 이각구 조합원 - 머리에 유리 파편이 박힘.
세종병원 윤은진 조합원 - 소화기 분말 가루로 인해 호흡곤란 호소, 응급실에서 위세척
지난 13일부터 14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내로라 하는 '심장전문' 세종병원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노조인정과 일방적 단협해지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세종병원 조합원들을 막기 위해 동원된 용역경비 업체 직원들의 폭력은 백주대낮과 한밤을 가리지 않았으며, 남녀를 구분하지 않았다. 심지어 임산부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도 제기돼고 있다. 또한 밀폐된 병원 내에서 여성조합원들의 치부를 주먹과 발로 가격하는 등 성희롱적 폭력사태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번 폭력 사태는 충분히 이미 예견됐던 일로, 경찰과 노동부가 두손 두발을 놓고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수차례에 걸쳐 세종병원쪽에 '용역경비 업체를 철수시키고 집중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 동안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병원쪽은 이를 대비해 지난 주말부터 환자 진료예약을 받지 않고 출입문을 원천봉쇄했다. 그러나 노동부와 경찰쪽이 이를 알면서도 아무런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노동계로부터 이번 폭력사태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집중적인 추궁을 받고 있다.
13일부터 시작된 물리적 충돌
13일 오후 2시 보건의료노조 소속 400여명의 조합원들이 집회를 개최하기 위해 병원로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는 용역경비 업체 직원들과 병원 관리자들에 의해 제지당하면서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병원쪽은 소방호수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고 집회 참가자들의 안면에 소화기를 분사했다.
이 과정에서 윤은진 세종병원 조합원이 구토와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에 후송됐다. 또, 한양대의료원 신용우 조합원은 용역경비 직원에게 안면을 가격당해 안경이 부서지면서 각막이 손상됐으며, 눈 아래 뼈가 내려앉는 등의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밖에도 다수의 조합원들이 용역경비 직원이 휘두른 소화기에 깨진 현관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면서 찰과상을 당했으며, 구타로 인한 타박상 등을 입었다.
이같은 사태는 14일 새벽에도 계속 이어져 병원로비에서도 소방호수를 동원한 물대포와 소화기 분말이 난무하고 비명과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밤새도록 공포에 떨었다"
현장에서 용역경비 업체 직원들의 폭력행위를 목격한 보건의료노조 집회 참가자들은 "공포로 밤을 지새웠다"고 입을 모았다. 김윤정 세종병원 조합원(방사선과)은 "병원쪽에서 집회를 막기 위해 12일부터 농성장에 물도 반입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모든 출입구를 응급차와 컨테이너로 봉쇄하고 1층 비상구 창문까지 못질을 해서 막았다"고 말했다.
김윤정 조합원은 "같은병원 윤은진 조합원이 바로 눈 앞에서 분사된 소화기로 구토와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며 쓰러졌지만 용역경비 직원들이 이를 밟고 지나가는 등 도저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병원쪽은 병원 로비 내에서도 소방호수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았다. 특히 이들은 물대포를 쏘면서 병원 로비에 전등을 모두 끄고 깜깜해진 틈을 타 집단구타도 서슴치 않았다고 집회 참가자들은 밝혔다. 세종병원의 한 조합원은 "용역경비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집회에 참가한 사람을 붙잡아 옷을 찢고 집단적으로 구타했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폭력사태로 중상을 입은 사람이 20명이 넘었으며, 대다수의 집회 참가자들이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홍명옥 위원장을 비롯해 조합원 100여명은 14일 오후 2시부터 평화적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부천역에서 세종병원까지 1.2Km 구간을 삼보일배를 진행하면서 행진했다. 이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폭력행위 중단하라", "성실하게 교섭하라", "노동조합 인정하라", "6인실을 8인실로"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절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부천시민(45세, 여)은 "세종병원의 노사 문제는 잘 모르지만 이전에 한번 병원에 방문했을 때 마치 시장바닥 같았다"면서 "환자들을 위해 병원시설을 개선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동의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종병원지부는 현재 병원쪽의 단협해지 철회와 노조활동 인정, 환자시설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쪽은 "농성장을 철거해야 교섭에 임할 수 있다"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조합원 치부를 손과 발로 가격”
‘전쟁터’ 세종병원, 성희롱도 ‘심각’…노조 “국내외 여성단체와 공동대응하겠다”
13일부터 이어진 세종병원 노사충돌 과정에서 용역경비 직원들이 여성 조합원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14일 성명을 통해 "폭력적 노조탄압도 모자라 여성조합원 인권유린까지 서슴치 않았다"면서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이 여성조합원의 가슴과 음부를 손과 발로 가격하는 등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용역경비 직원들이 조합원들이 밤샘 로비 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병원 로비가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을 이용해 극악한 성희롱과 인권유린을 일삼았다"면서 "여성조합원들의 가슴을 주먹으로 내치고 음부를 발로 가격했으며, 심지어 임산부에게 물대포를 퍼붓는 악랄한 탄압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여성조합원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거기서 그냥 싸라’며 ‘너 엉덩이 내놓으면 볼 만하겠다’는 등의 폭언을 통해 여성조합원들을 노골적으로 희롱했으며, 이 과정에서 "여성 조합원에게 줄을 똑바로 서라며 몸을 만지고 이에 항의하자 ‘너같은 X의 몸 만지기도 싫어’라는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이러한 심각한 인권유린 사태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를 묵과했다면서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민주노총과 국내 여성단체, UNI-KLC, PSI-KC 등 국제 여성단체들과 연대해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세종병원 폭력사태 파문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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